웨딩드레스 ...
2009.10.22 .목
가을은 이미 저만치 뒷모습을 보이며 지나는듯 싶은데 아직 결혼시즌인가보다.
주중의 저녁 시간에도 결혼파티 초대가 이어지는걸 보면 ...
이 가을엔 유난히 결혼식 소식이 많았다.
블벗 님 중 에도 본인이 턱시드를 입은 분도 계시고 딸의 결혼식을 준비하는 분도 계시다.
협력업체 젊은 대표도 신혼여행을 아프리카 어디로 봉사를 갔다고 한다.. 평상시에도 성실하고 패기넘치는 젊은사장은 신혼여행도 멋진 계획을 세운듯 하다.
이런 분들을 보면 세상이 푸르다는 느낌이 든다.싱그럽고 희망적이다.
가까운 지인중에서 두분이나 혼주가 됐다...
결혼 을 위한 고객도 몇분 있었다.. 덕분에 내가 결혼준비를 하는 기분으로 이 가을을 보내고 있다.
몇년전 ....
조카를 위해 한 디자인은 거의 작품 수준이였다.3명의 디자이너가 한달을 작업했었다.트레인도 길어서 작업하는 공간도 많이 차지 하여서
한달을 힘들어 했지만 신부입장에서 쏟아지는 감탄사에 모든걸 잊을수 있었다. 그 드레스는 지금도 고이간직하고 있는듯 하다.
조카는 딸아이에게 물려줄 소중한 유산이되었다고 한다.....자신이 평생 벌어도 그값어치의 옷은 못해입을것이라고...
실제 결혼식장에 참석한 어느 학교재단 이사장부인은 조용히 가격을 물어왔었다.. 그리고 딸의 드레스를 주문하고쟈 했지만 정중히 거절했었다.
시간이 너무 걸려서 그 옷에만 매달릴수 없었기 때문이였다..
그리고....
블벗님의 따님을 위해...특별히..
오랫만에 웨딩드레스를 디자인을 해보았다. 웨딩드레스는 일반 옷과 달라서 꽤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이번 드레스 제작은 우리나라 최초패션명장의 공방에 의뢰했다. 직접 공방을 가지고 있어 디테일을 챙길수 있어서 떼를 썼다.
유니버셜 발레단 의상을 그곳에서 전부 하기에 드레스 작업을 하기에 는 좋은 곳이다.
마음에 안들면 떼를 쓸수 있기때문에 편하다.ㅎ~
몇일전 첫 가봉때 도 원하는 형태가 나오지 않아 비싼 본견 실크 와 께끼 (한복 전용 바느질법으로 아주 정교한 이음새) 바느질을 무시하고 찢어버렸다.
속치마도 고급원단으로 제작되었지만 가위로 찢어 버렸다.. 이럴때 아무도 토를 달지 않는다..
도예공이 마음에 드는작품이 나올때까지 부셔버리는 이치와 같다..
국제 커플이다. 미국남자와 한국여자.
장소:하와이 교회.
신부와 그 어머니 가 원하는 이미지를 듣고 concept 방향을 잡았다.
외국 인들이 하객들로 참석할듯 .신랑의 근무지가 하와이고 군인장교라 .군인들이 많이 올것이다.
인형같은 서양여자들과 어떻게 차별화 할것인가...군계일학 !을 추구하며...*^*~
먼저 한국여성美 의 factor 를 찿아보자.
실루엣1.
전통한복을 응용한 드레스는 이미 많은 디자이너들이 발표하고 있다.
그중 한복 치마 선의 둥근선의 부드러움에 주목했다.
서양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키가작은 우리여성들에게 적용하면 우아하면서도
단점을 보완할수 있다.
실루엣 디테일 2.
오른쪽 꼬리..말아 올림[ 도도한 단아함....섹시]
오른쪽 꼬리를 말아 올려 부풀린 선은 기녀들에게서 볼수 있는 디테일이다.
당시 여염집 아낙들은 왼쪽 꼬리를 말아 올리므로 기능성과 기녀와의 차별화를 동시에 두었다.
오래전 한복입는법을 배울때 기녀들의 치마 를 말아올리는 스킬에서
우아하면서도 섹시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었다.
꼬리를 말아올리며 생기는 자연스러운 풍성함 ...
볼륨느낌을 그대로 살려보기로 했다.
청자 항아리의 선 !
동양화에서 느껴지는 등근산 들...
보통은 교회에서 하는 예식은 트레인이 길고 목까지 깊이 올라오는 드레스 디자인을 입지만
2000년 대 들어와서 부터는 어깨가 들어나는 오프숄더 디자인을 선호하기에
어깨를 들어내었다.대신 뒷 면사포길이를 길게 디자인 하였다.
허리에서 아래로 퍼지는 라인은 키가 적어 보일수도 있다.
단순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둥근선을 다시 아래로 좁혀주는 과장되지 않은 라인은
키가 커 보이기도 하여 키 작은동양인들에겐 더없이 좋은 실루엣이다.
길이는 너무 길지 않게 하여 신발앞코가 나오도록 했다.
평상시엔 이브닝 드레스로도 입을수 있도록 ...실용적인 면을 감안하였다.
신부가 유럽에서 근무를 한다면 크고작은 파티들이 있을것이다.
오랫동안 입어도 유행과 는 상관없이 동서양의 미학을 적정하게 비벼보았다.
스타일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옷감 :본견 산뚱실크 . 자연실크사의 굵기가 일정치않은 슬럽을 그대로 주는 느낌이 소박하면서도 기품있는 소재다.
망사는 이태리 수입을 사용해달라고 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의 망사는 뻣뻣하고 구김이 정교하지 않다.
드레스 망사는 가볍고 투명하며 얇아서 꺽이면서 만들어지는 형태감이
부드러우면서도 날라갈듯한 감각이 느껴져야 한다.
색상도 오래된듯한 아이보리색이 필요했다. 직접 수입해놓은 망사가 있어서 다행이엿다..^^
일차 스켓치에서 조금 복잡한 느낌
어깨선의 매듭이 부담스럽다.
머리 꼬지 .면사포,골드 스티치 ,긴 트레인.....
목 윗부분이 복잡하고 시선이 분산될듯하다.
제천으로 좁은 한복의고름을 연상케하는 리본으로 수정해보았다,.
가슴부분엔 얇은 0.2m/m 솜을 뉘어 스티치로 누빔효과를 주어 입체감을 주기로 했다.
서양 드레스 복식의 레이스 대신
자수와 매듭수를 생각했다.
어떻게 적용해야 단아하면서도 우아한 아름다움을 표현해낼까..
이것은 제작 과정에서 삭제될수도 있고 수정될수도 있다.
처음엔 디테일 계획을 세우지만 실제 옷이 완성되어 가는과정에
점점 단순해지기도 하는것이 나의 디자인 개념이다.
세부적 인 강조보다 전체적인 조화가 가장 중요하기때문이다.
사람이 중심이 되기에
입는사람의 체형이나 얼굴형 피부색에 맞추고
중요한건 어떤 환경에 서느냐가 핵심이다.
뒷 디자인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하객에게 보여주는 신부의 모습은 뒷모습으로 오래 보여지기 때문이다.
뒷 장식 ...
양쪽끝 제천의 색과 같은 아이보리 매듭수술 ..(상태보고 결정 )
옅은 실크 골드실로 자수 ...깨끗하게
이 골드색은 실 업체에 가서 직접 골라왔다.
처음 의뢰한 골드사보다 더 고급스럽고 강조하지 않으면서도 은은하게 빛을 발한다.
일차 작업도중에 중지 시키고 재 작업을 요청하였다.(사진보다 훨씬 옅은 아이보리색에 가까운 골드 이다)
수채화 색연필로 그리고 물을 입혔더니
스캔상태가 좋지 않다...
실제는 훨씬 깨끗한데...--;;
동양의 신비....
여백 ....
얼마나 멋진 발상인가? 우리의 체형이 아무리 서구화되었다고 해도
전통미를 간직한 감각은 역시 최고의 선택이다.
둥글고 가는 선의 신비로움 무엇인가 완전히 보여지지 않는 베일속의 이미지 처럼
입체적인 그들의 선명함과 다른 넉넉한 치마속에 감추어진 작고 둥근선의 부드러움 에서
한폭의 동양화처럼 소박하고 잔잔한 미학이 우리의 멋이다.
다름의 미학 ....
늘 보는 멋의 기준에서 색다름은 언제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들의 체형엔 그들의 멋이 있고 우리의 체형엔 우리의 맛과멋이 뚝뚝 흐르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름답다 라고 생각하는 얼굴의 모습엔 이국적인 윤곽이 뚜렸한
서구인의 모양새가 숨어있다.그것은 우리와 다르기 때문에 아름다워보이는것이다.
그들역시 매일보는 뚜렷한 이목구비에 반짝이는 금발 보다.
검고 윤기나는 머리색과 눈동자 가늘고 긴 눈매
조금은 평면적인 얼굴 과 둥근 체형에서 이국적인 다름의미학을 느낄수 있을것이다.
hair style ..
신부는 달걀형의 동양적이 얼굴형을 지녓다.
키는 163cm 크지도 적지도 않다. + 12cm 의 하이힐 ...175cm 의 시각적효과를 줄수 있다.
올백의 쪽머리...
전통쪽의 위치보다 3cm정도 위 귀와수평을 이루는선에서
발레리나 같은 쪽을 권하고 싶다.
악세사리...뒤꼬지 ..U자핀형과 스틱형 두개를 사용. 혹은 나비장식핀과 스틱꼬지사용.
오른쪽 사선에서 15도 각도 위치가 키가 커보인다...
장식은 ...동양적 인 잔잔한 이미지
make-up
자연 스럽고 건강한 피부톤으로 파우다를 지나칙 하지 않는다.
워터 타입 으로 ....
눈화장은 샤도우 보다 아이라인을 사용 하여 검은 눈동자를 살릴것
입술은 윤기있고 상기된 듯한 부드러운레드...
시간이 축박하지 않으면 좀더 멋진 디자인을 구상해보면 재미있겠다는 아쉬움이 든다...
김치버거를 만드는 기분으로 ....
우리것이면서도 글러벌하게 보편적인 감성이 될수 있는...
먼저 우리 사무실에서 남아있는 소재로 구상한 실루엣을 잡아 보았다.
소재의 혼용율이 달라 볼륨이 살지는 않지만 느낌은 비슷하게 잡혔다.
사진을 찍어 공방으로 보냈다....
[ 사무실에 뒹구는 남은 조각원단과 핀으로 실루엣을 잡아 본것일뿐 흉보지 마샴^^]
.
2차 가봉 :기본 실루엣을 손으로 일일이 잡아가며 입체적 형태를 잡아주어
굵은 주름과 잔 주름으로 조화로움을 잡아나갔다.
단순한듯 하지만 이 드레스는 사람에 맞추어 입체로 재단하는 방법이다.
스커트 의 주름형태를
잡은위치엔 작은 투명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 을 지정해주었다.
샨드리에 불빛이나 자연태양광 에서 가장 아름다운 빛을 내기 때문이다.
모델은 신부와 사이즈가 비슷한 디자이너가 대타역활을 했다.
의자 위에서 한시간 삼십분을 벌을 세웠다....속옷을 벗지 않았가에 삼십분은 추가 체벌이다.^^
면사포는 길게하여 늘어지게 하였다.뒤태에 더 포인트를 주었다.
뒷장식의 자수는 예쁘지만 골드 색상이 지정해준 실이 아니라
다시 ~~~ 실크실 골드로 재작업 !
꼬맹이 디자이너가 시장에 들렸다 자수집으로 뛰어갔다...시간이 없었다.
그리고 뒷고름의 너비각도를 줄였다..편차가 심하면 자칫 왕꽃선녀 같이 보일수 있는것이
한복 변형 디자인의 단점이기도 하다
화려한 왕꽃선녀와 단아한 세련됨의 차이는 가는 바늘땀 하나에도 숨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