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맨 ...소외된 자들의 블루
2010.6.2.수요일
TOMFORD 에 관하여....
영화배우를 꿈꾸었던 패션 디자이너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그가 패션계에 이름을 알린것은 조국 미국이 아니라 카우보이 모자와 부츠를 신고 (텍사스 오스틴 출신 )날라간 이탈리아 에서였다.
이탈리아의 자랑이던 구찌그룹이 존패 위기 에 처했을때 무명의 톰포드는 블랙 카우걸을 부활의 뮤즈로 런웨이에 올렸다.
강하면서도 글래머러스한 섹시함으로 그는 패션계의 제왕으로 등장했다.
단순힌 구찌 부활이 아니라 미국 패션을 비웃던 도도하고 까탈스러운 유럽의 메이져 패션 하우스 들이
실용패션을 추구하는 미국 디자이너들에게 문을 활짝 개방한 계기가 되었다고 볼수 있다.
예술 중심의 유럽 전통 패션에 합리적인 기능성을 적용한 새로운 개념의 패션 비지니스 가 시작되는 전환점이 되었다.
그 가 영화감독에 도전장 을 내었다.
감독 : Tom Ford
출연 : 콜린 퍼스 ,줄리안 무어 ,니콜라스 홀트, 매튜 구드
촬영장에서조차 완벽한 수트 차림의 톰포드....
Queers movie
남자,여자 외에 또 다른 제3의성을 지닌 소수의 이야기들...
주인공 콜린 퍼스 는 더 강한 끌림으로 다가왔다. 봐줘야할 영화에서 꼭 봐야 할 영화 로....
처음 Queers 세계를 이해하게 된 영화가 1984년 칸 출품작 영국 영화 Another country 였다.
금지된 무화과가 더 맛있다고 했던가.. 한국에선 구할수도 알지 도 못했던 영화를 살짝 안방에서 보는 감동과 그 짜릿함이란...
그해 파리 패션계의 크리에이티브 모티브였다. 혼자만의 보석을 갖고 있듯이 앙큼한 행복감에 포만감을 느꼈던 기억이 떠올랐다.
콜린 퍼스의 데뷔작품이기도 하다. 그 는 26년이 지난 또 다른 Queers 영화 싱글 맨으로 베니스 영화제 남우 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그렇다고 콜린 퍼스 본인이 동성애자는 아니다.아이러니 하게도 그는 수많은 스캔들 메이커 이다.^^~
동성애를 다룬 영화는 1990년대에 들어서며 한국에서도 상영하기 시작했다 .
제레미 아이언스 주연의 M. Butterfly, 1993 작품이지만 배경은 1964 년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토대로 만든 작품이다.
장국영의 패왕별희 역시 영화사에 길이 남을 만한 수작이였다. 두 작품은 중국의 경극이 주제였다.남자들만의 무대...
2005년 와호장룡의 이완 감독 작품 "브로크 백 마운틴" 은 동성애라는 주제를 거친듯한 삶의 카우보이들간 우정이 사랑으로
다시 인간애로 이어지는 멋진 대서사시 같은 아름답고도 감동적인 영화 였다.
작년 부터 한국영화계나 안방극장까지 동성애 소재는 넘치고 있다. 사회적 시각이 그 만큼 다양해짐을 시사 하는 것이라고 볼수 있다.
얼마전 상영된 queers 영화 밀크 는 철저한 헐리우드 식 영화였을 뿐이였다
브로크 백 마운틴이 20년에 걸쳐 이어지는 스토리를 담았다면 "싱글맨"은 연인을 잃은 한 중년의 남자가 삶의 이유를 상실한채
죽음을 준비하는 하룻동안의 이야기를 톰 포드 스러운 탐미주의 영상으로 풀어 나간다.
이중적 의미 Blue ...
영화는 블루화면위로 아이시한 흰색의 고딕체 자막이 올라간다. 마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착각을 느끼게 한다
모든것이 영하로 떨어진 세계에 갖힌채 체온과 맥박마져 정지된 느낌의 블루이다.
화면가득 푸르름이 시려운 설원 에 뒤집어진 자동차 옆, 눈부신 화이트 셔츠와 블랙 수트를 입은 남자가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다.
순간 톰포드 를 만난다. 그 의 컬렉션 만큼이나 단순하면서도 대담하다.
푸른 바다속 물결을 타고있는 균형잡힌 두 남자의 올 누드 는 살아있는 생명의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두 장면을 오버랩 한 감독의 의도는 마지막 장면에서야 명확해진다.
정지된 설경과 물속에서의 유희 는 이별과 새로운 만남 을 묘사한 영상 詩 였다. 대사도 자막도 나레이션이 없어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雪 과 水 의 블루는 분명 다른 메세지 였다.
비보 와 편견 에 대한 고통 ..
조지 (콜린 퍼스) 는 남부러울것 없는 대학의 영문학 교수 인 50대 중년의 남자
그는 16년간 함께 살아온 연인의 교통사고 소식을 연인의 조카 에게서 걸려온 전화로 통보받는다.
"가족들이 교수님께 알리는것은 원치 않았지만 알려 드려야 할것 같아서요.."
"장례식이 언제지?"
"가족들만의 장례식을 치르고 싶어 하십니다."
짧은 대화는 16년간 함께 살아온 동성애자들에 대한 사회의 냉소적 편견을 설명한다..배경은 1962년 미국
이 장면에서 콜린 퍼스의 절제된 감정표현의 극치를 볼수 잇다. 일시적 쇼크 ...無......믿고싶지 않은 현실의 두려움...
그것은 연인의 사고와 동시에 받는 사회적 소수에 대한 차가운 비판이였다. 카메라는 연속 프레임으로 이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놀라움.두려움 ,슬픔 ,절망,분노가 그대로 녹아내리는 표정연기. 무표정에서 시간을 두며 눈물이 고이는 과정 그리고 고인 눈물이 흘러 내리는...
과연 콜린퍼스 다.... 동요되지 않으면서도 극도의 슬픔이 전달되는 그의 표정은 명품 연기였다.
올더스 헉슬리(Aldous leonard huxley)
강의실에서 하는 대사는 이 영화를 다시한번 보고 싶게 한다.
영문학 교수 답게 올더스 헉슬리를 언급한다. 이 영국 작가는 톰포드에 의해 부활한다.
( 헉슬리 는 케네디 대통령이 사망하던날 LSD 를 맞으며 평화롭게 세상을떠난 영국 작가 로서 대통령의 사고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다.)
제자 케니(니콜라스 홀트) 와 캠퍼스 를 걸으며 환각제인 메스칼린을 복용한 체험을 이야기하는 장면과
강의실에서 헉슬리를 시작으로 강의를 하다가 두려움 ..에 관하여 말하는 대사에서도 엿볼수 있다.
"영원할 것만 같은 생애의 어느 한 순간을 이야기한다, 갑자기 모든 것이 명확해지며, 우리를 둘러싼 세계가 소음을 멈추고 고요함으로 바뀐다."
(헉슬리의 "지각의 문" 속에 인용한 -영국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글-) 이글은
첫 장면에선 시각적으로 느낄수 있었고 콜린 퍼스의 표정연기에 도 감성적으로 담겨있었다.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에 녹아 있다는것이 더 정확하다.
"남들과 다르면 누구든지 외톨이가 되지 않을수 없어요." -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의 본문중.-
영화속에선 조지였지만 톰포드 자신의 이야기 였다.
싱글맨의 원작은 따로 있지만 creative 핵심은 헉슬리 였다.
외로움 의 두려움
톰포드는 이 영화를 통해서 단순히 동성애자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것은 아니였다.
어느날 예기치 않았던 사랑을 잃었을때 혼자라는 외로움과 두려움을 감각적으로 호소 하고 있다.
남과 다른 소수그룹을 대변한 영화이기도 하다. 냉소적 편견으로 소외된 자들의 두려움을 감각적으로 해석한 영화 이다.
상실과 죽음 의 선택 앞에서 만난 새로운 희망의 빛...그러나 인생은 자신이 원하는대로 진행되지 않음을 시사 한다.
편견 대상의 그룹 속에 속하는 조지는 사회적으로 는 완벽하다.하지만 정체성을 밝히지 못하는 투명인간의 영혼처럼 공허하다.
연인을 잃은 고통으로 삶의 의미를 상실한 50대의 게이의 두려움은 모든 소외된자들의 두려움과 다르지 않았다.
temptation .. 세남자
"정말 잘 생겼어..."
"끝내주는 얼굴을 가졌어..."
"맘껏 즐겨 대단한 선물이니까.... "
스페인어로 말한다...
젊은 남자도 스페인어로 답한다.
20불짜리를 쥐어준다..
자동차 문을 열때 젊은 남자도 오른쪽 문을 연다..
"뭐하는거지?"
"함께 가자는거 아니였어요?"
"담배 하나 더 얻을수 있을까?"..
카페에서 만난 흰 제복의 해군...
60년대의 패션 아이콘 해군.
남성적인 테스토스테론이 넘치는 그 세계에도 동성애는 존재함을 시사 한다.
우연을 가장한 만남 ....늦은밤 조지를 찿아온 젊은 제자...
그리고 그들은 검은 바다를 향해 뛰어간다.
둘은 완전한 나신으로 밤 바다에 서 유형한다.
삶의 생명을 느끼게 하는 바닷속 두 남자의 몸은 아름다웠다.
죽음은 미래다...
스스로 준비하는 죽음 예행의식 ...커프스 보튼 위 메모지...
" 타이는 넓고 느슨하게 ..... " 마지막 메세지. 톰 포드 스러운....
연인 ..,,,정지된 과거
60's
GM의 PPL이였을까?.....아니다.그 시대의 GM은 미국의 영웅 이였다.
패션 디자이너 답게 60's styling에 한치의 오차도 범하지 않는다.
사실적 인 표현보다 옵아트적 카메라 기법과 전체적인 시각적 흐름은 포스트 모더니즘으로 구성된 영화
흑백대비는 연인이 아닌 다른 色의 의미를 지닌다.
두 사람의 설정은 조지와 챨리의 과거 일수도 있다.
The color !
제자는 붉은 색을 고르고 조지는 노란색을 고른다....
"푸른색을 선택할줄 알았어요."
"왜?"
"푸른색은 영적이잖아요.." ... 교수와 학생의 대화속에는 은밀한 사인이 오고간다.
" 왜 붉은 색이지?"
'열정적이 잖아요..." -더 멋진 대화가 오고갔지만 기억이 나질 않는다. --;;
"영 적인 감정과 과 열정 적인 뜨거움" 만이 두사람을 표현하는 감각적 단어이다.
色 이란 인간의 심리적 교감에 있어 묘한 섹슈얼리티를 전한다.
그는 色으로 부연설명을 대신한다.
제자와 캠퍼스 대화를 나눈이후의 시간 에 자주 등장하는 터키색에 가까운 맑은 블루 이다.
이것은 죽음을 준비하는 조지에게 일어날 새로운 희망의 색으로 등장하였지만 슬퍼 보였다.
소녀엄마의 옷은 밝은 빨강으로 강한 대비를 극적으로 표현한다.조지의 검은 양복차림은 마치 죽음의 유니폼 같은 느낌으로 전해온다.
마지막으로 찿은 조지의 옛연인이자 현재의 친구 쥴리아 무어의 드레스는 60년대의 옵티컬 적 디자인이였다.
젊은날 두사람은 하롯밤을 함께한 사이다.
사랑과 우정의 어긋남은 우리 의 삶속에서도 흔히 볼수 있는 일 아니던가....단지 상대의 성이 다를 뿐이다.
챨리 (쥴리안 무어)는 조지에겐 태초의 모태 같이 아늑하고 숨쉴수 있는 그늘이다.
조지는 챨리에게 소유할수 없는 사랑의 대상이다. 둘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누워서 숨소리는 다른 속도로 쉬고있다.
한 밤중 찿아온 제자로 인해 그의 미래는 수포로 돌아간다. 죽음 예행연습이였을까?....
아주 짧은 시간 모든 죽음의 그림자를 치워버린다. 그것은 희망의 싹이였다.
새로운 희망의 아침을 기대하며................
마지막 엔딩 부분에서 강하게 전해져 오는 헉슬리를 다시 느낄수 있다.
"영원할 것만 같은 생애의 어느 한 순간을 이야기한다, 갑자기 모든 것이 명확해지며, 우리를 둘러싼 세계가 소음을 멈추고 고요함으로 바뀐다."
21일 간 촬영 한 하루 이야기... 컬렉션을 하듯 전체의 개념을 감각적 으로 풀어나가는 그의 절제는 초보 감독 치고는 너무나 훌륭햇다.
요란하지 않으며 스타일리쉬한 이 영화에 별 4개를 주고 싶다. 한 개는....아껴두었다가 간식으로 먹을것이다.
첫 작품에 기립박수 치지 않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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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초입에 올렸던 리뷰를 7년이 지난 지금 다시올려본다.
작년 뜨거웠던 '킹스 맨'속 콜린퍼스의 완벽한 클래식 수트 핏 에 관한 자료정리중 문득 콜린 퍼스의 수트 감각은 이미 싱글맨에서
톰포드의 수트로 입증 되었음을 기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