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속의요정
배우 김 성녀씨는 부르짖었다.
살아 있다는 건 아름다운것!
6월23일 목요일 청담 씨어터에서 2시간동안 ....
그녀의 이름앞에 배우라는 수식어를 붙이는것 조차
나의 언어 능력의 한계일것이다.
작은 그녀안에 얼마나 많은 영혼이 숨쉬고 있는걸까?
어린아이에서 노인, 양갈래 소녀의 모습, 숙녀
그뿐 아니다.
남녀노소 스쳐가는 행인1 ,행인남,다수, ....
무대위
분명 그녀 혼자 이끌어가는 공간 인데도
무대에 불이 꺼졌고 집에 돌아와서도
아주 많은 배우들이 출연한 감동적인 뮤지컬 속에 내가 있었던것 같다.
일인 다역을 하는 극은 종종 볼수있다.
그러나
한사람의 육체안에 많은 영혼을 보기는 처음인것 같다..
그녀의 눈빛, 목소리,몸사위에 이끌려 울고웃는 관객은
이미 무대와 객석을 넘나드는 그녀와 함께
인생과 인간의 사랑에 빠져 일체가 되고 있었다.
공연이 끝난뒤 난 일어설수가 없었다.
2시간의 공연을 마친 등허리에 땀이 배어나오는 그녀속에서
나를 분리해야만 했다.
기립박수로 예의를 갖추지 못함에 미안하고
사전에 ㅡ꽃을 준비하지못한 무성의한 관객일수 밖에 없는 자신이 부끄러웠다.
오랫만에 본 연극이지만
대형 뮤지컬 이상으로 내 오감을 마비시킨 김 성녀씨는
오케스트라,종합병원, 종합예술 ,의 경지로 공연을 보여주었다.
군더더기 없는 조명에 의한 무대미술도,
배우의 그레이쉬한 중간톤의 의상, 나무침대와 무대소품과
더불어 섬세하게
그러나 잔잔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으로 관객의 심리적 안정감에
빛의 색상으로 세련되게 연출되었다.
7월24일까지 공연되는 "벽속의요정"은
스페인 내전 당시 의 이데올르기의 비극 때문에 수십년간 벽속에
숨어 살았던 한 남자와 그의 가족의실화를 바탕으로
일본작가 (후쿠다 요시유키)가 일본 희곡으로 극화한 작품이다.
후쿠다 씨는 일본희곡 그대로를 한국에서 공연하길 희망하였으나
이데올르기의 비극과 갈등은 한국에서는 아직도 진행형이기에
(마당놀이 삼국지)의 희곡작가 배 삼식씨가 번안하여 만든작품으로
김 성녀 씨의 남편이며 연출가인 손진책씨가 연출 하게 되었다.
작품소개
40년간 벽 속에 숨어사는 아버지.그의아내, 그 의 딸
아내와 딸의 관점을 오가며 진행되는 벽속의 요정은
조그만 아이 였을때부터 벽 속에 요정이 있다고 믿으며 그 요정과
둘도 없는 친구로 자란 아이가 커가면서 그 요정이 돌아가신 줄 만 알았던
아버지라는 것을 알게된 딸의 이야기와, 우리 나라 옛날식으로
얼굴도 모르고 결혼한 남편을 살아가면서 사랑을 느끼다 어쩔수없이
남편을 벽속에 숨기며 40 년을 살아야 했던 아내의 이야기.
그리고 아버지 요정이 어린딸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액자식 구성으로
잘 맞 물려있다. 배우 김 성녀는 이야기마다,5살짜리 딸이 되었다가
어미가 되고 ,벽 속의 아비가 되고 경찰, 이웃집 사람들, 딸의 남자친구.
사위가 되었다가, 다시 그 딸의 딸에 요정이 되는 1인 다역의 열연을 펼친다.
춤과 노래가 간간히 섞여 뮤지컬드라마의 형식을 띤 <벽속의 요정>은
노래면 노래, 춤이면춤, 모두 소화하는 김 성녀의 첫 모놀로그 작품으로
전속 연출가 손 진책의 첫 모놀로그 연출 작품이다.
때론 어린소녀의 풋풋한 성장기 같고,때론 부부의 따뜻한 사랑이야기같고
때론 옛날 전래 동화같은 이작품은 특히 시대적 배경인 6.25가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고 벽속으로 숨어살게된 이유만 제공해
극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밝고 가족애를 그린 가슴뭉클한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여기에 마당놀이 극에서 오랜 내공을 쌓아온 배우의 노련미는
객석에서 등장하는 시작과끝까지 무대위의 배우가 아니라
관객과 하나됨을 암시하며 흥을 돋구면서 이끌어간다.
삶의 희노애락을 지휘하듯 그녀는 2시간동안 연주를 한다.
마지막 박수가 끊어질때
"프로는 아름답다." 나도모르게 튀어나온말이다.
그녀의 열정은 우리모두에게 용기를 수혈 해준것이다.
이밤 잠을 자지 않아도 내 가슴이 꽉차오르는 포만감은 무엇일까?
ps:스캐너에 문제가 있는지 깨끗하지 않네요.사진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