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9 금요일
우리에겐 [섹스엔더시티]의 여주인공 "캐리 브래드쇼" 에 의해 더욱 유명해진 구두명장 이라고 불리는 [마놀로 블라닉] 이 직접 쓴컬럼이
이른아침 눈에 들어왔다.
뉴욕의한중심가 빌딩사이에서 홀로걷던 캐리가 강도를 만났다. 뉴욕의 강도는 패션안목이 있었다.캐리의 구두를 벗겨갔다.
"마놀로 블라닉 "이엿다...^^
신발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나 책 에서도 많이 볼수있지만 주변을 보면 신발매니아층들이 의외로 많은것을 볼수있다.
장기집권과 부정부패로 권좌에서 물러난 필리핀 전 영부인 이멜다 마르코스는 삼천컬레의 신발을 남긴것이 오랫동안 화제가 되었었다.
역사상 사치의 뮤즈들은 거의 구두매니아들이였다. 요즘은 남자들중에도 유독 신발에 신경쓰는 분들 이 많다.
사랑과 신발...주변의 어느 지인은 사랑을 하면 새로운 신발을 구입한다.^^
"딱 맞는 신발.가장 편안한 신발.가볍고 나를듯 한 신발.처음엔 조금 불편해도..신을수록 편안해서 내몸의 일부같은느낌의 구두"
신발은 연인과도 같다는 비유이다.
예전엔 명동과 여자대학앞 구두살롱이 많이 있었고 구두 판매하는 남자들은 거의 꽃미남 수준이엿다. 난 그들을 체리보이라고 했다..^^
그들은 구두를 맞추려고 온 여자들의 발을 조물락거리며 두손안에 잡고 있다 시피 했고.롱 부츠를 맞출때면 여자들의 종아리는 그들손에 맡겨져야 했다.
그들의 행동에 기분나빠 구두를 맞추고 싶지 않았지만 내 발사이즈는 당시 기성품으로 나오지 않았다.특히 예쁜 디자인은....--;;
한참이 지난후에 여성의발과 섹슈얼리티에 관한 책들과 미술해설가에 의한 부연설명으로 발의 상징적 의미를 다시 알게 되었다.
그리스 신화에서도 "모노 산달로스 "라는 한쪽 신발만 신은 사람이 세상을 구한다는 내용이 있는것처럼 신데렐라 이야기도 한쪽 신발이
사랑을 실현시켜주는 열쇠가 된다.
"사랑하는 사람에겐 신발을 선물하지 말라 도망가니까~~" "고무신 거꾸로 신는다." 라는 우리말도 있다.ㅎ~~
중경상림 에서 " 신발이 지저분한 여자는 외로운 사람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좋은 신발이 좋은곳으로 데려다 준다" 구두매니아 캐리 브래드쇼가 섹스엔더 시티에서 한말이다..
마놀로 블라닉의 글에서 마들렌 디트리히를 보고 어제 올린글 화이트셔츠를 쓰며 나도 마들렌 디트리히를 떠올렸기에
공통점 하나를 발견했다.*^^*~
내 인생의 아름다운 순간
나는 가죽 냄새를 사랑한다. 질 좋은가죽의 냄새는내게는 향기다.
좋은 가죽은 아름다움을탄생시키는 말구유 같다.
여인의 발에 신겨진 작은 가죽신에는…
나는 가죽 냄새를 사랑한다. 질 좋은 가죽의 냄새는 내게는 향기다. 좋은 가죽은 아름다움을 탄생시키는 말구유 같다.
여인의 발에 신겨진 작은 가죽신에는 삶의 풍요로움과 애잔함, 달콤함과 고달픔이 새겨져 있다.
나는 신발 만드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내가 만든 신발을 보면서 종종 이렇게 말한다.
"아름다워서 한 켤레쯤은 소유하고 싶어. 하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망설여져." 맞는 말이긴 하다. 하지만 동시에 그 말은 장인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말이기도 하다. 신발은 장인의 손끝에서 오랜 인고의 시간을 거쳐 제작된다. 그런 신발을 구성하는 건, 좋은 재료뿐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 축적된 농축된 지혜다.
나는 신발 디자이너지만 대학 때 전공은 건축이었다. 그래서 신발을 만들 때도, 그 농축된 지혜에 건축적인 아름다움을 더하려고 애쓴다.
사람들은 내 이름과 동시에 '하이힐'을 떠올린다. 하긴 난 하이힐을 지독히도 사랑한다. 하이힐은 마법이기 때문이다.
단지 신기만 해도 여자들은 변한다. 하이힐을 신는 건, 배우가 변신하기 위해 분장을 하는 것과 같다. 하이힐은 참 신통한 물건이다.
특별하게 걷기를 원하지 않아도 하이힐을 신는 순간, 여성의 몸은 다르게 움직인다. 여성을 이렇게 극적으로 변화시켜 주는 소품이 또 있을까.
한참 전, 뉴욕타임스는 여성들이 내 구두를 신기 위해 날씬한 칼발로 성형수술 받는다고 보도했다. 오, 세상에. 나는 모든 발에 잘 맞고 편안한 신발을 만들고 싶었건만. 제발 신발에 맞추려 발을 수술받을 필요는 없다는 걸 좀 믿어줬으면 좋겠다.
여자들이 그렇게 이상한 일을 하면서도 구두에 집착하는 건, 구두가 매우 관능적인 물건이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도 "부츠는 일종의 섹스", "마를렌 디트리히의 섹시함을 디자인으로 표현했다"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물론 "구두를 갖고 무슨 그런 생각을 해?"라고 말씀하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름다움이란 지극히 주관적인 것 아닌가. 어떤 사람은 내 구두를 보면서 아름답다고 말할 것이고, 또 어떤 사람은 추하다고 말할 수도 있다. 누가,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는가에 따라 아름다움의 정의는 달라진다.
내가 봤던 가장 아름다운 광경을 한번 떠올려 볼까? 그건 바로 중국 베이징 이화원에서 올려다봤던 파란 하늘이었다.
누군가는 "베이징에서 파란 하늘을 보는 건 너무 어렵다"고 말했지만, 난 그곳에서 파랑보다 더 파란 하늘을 봤다.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었다. 그때의 경험으로 중국의 하늘은, 아시아의 하늘은 내게 '아름다움과 동경의 푸른색'을 떠올리게 만든다.
(만약 한국에 가봤다면, 한국에서 본 하늘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노라고 말했을지도 모르겠지.)
- ▲ 일러스트=김현지 기자 gee@chosun.com
그 기억 때문일까. 양조위와 장만옥이 주연한 '화양연화'는 21세기에 탄생한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 중 하나며,
보는 동안 정말 눈을 뗄 수 없었던 영화다. 촬영감독 크리스토퍼 도일의 시선에 비친 장면 하나하나의 색감은 단번에 눈을 매혹시켰다.
양조위와 장만옥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게 연기했고, 무수히 아름다운 장면이 나온다. 그중 절대 잊을 수 없는 장면은 바로 레스토랑에서의 장면이다.
냇 킹 콜의 음악이 흐르고 있고, 양조위와 장만옥이 서로를 응시하고 있는 바로 그 장면. 흐느끼듯 내리는 빗방울은 잊을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영화 속 홍콩 아파트의 좁디좁은 복도는 반짝이는 벽뿐 아니라 장만옥이 입은 드레스의 아름다운 프린트까지 반사시키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그건 누추한 공간이 아니라, 취해 버릴 것 같은 아시아적 매력을 틈새 하나하나에서 뿜어내는 공간이 돼 있었다.
장만옥이 입고 있었던 하이 칼라의 중국식 드레스조차 앞으로 펼쳐질 장면에 대한 상상력을 극도로 자극시켰다. 그 하나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파워풀한 장면이자, 불멸의 러브 스토리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난 신발을 통해 그런 러브 스토리를 구현해 보고 싶다. 그 러브 스토리란, 때론 관능적인 사랑으로 나타나고, 때론 존중의 형태로도 나타난다.
내 인생에서도 '화양연화'와 같이 가장 빛나는 한순간이 있었다. 지난 2007년 영국 여왕으로부터 대영제국 커맨더 훈장(CBE)을 받았을 때다.
그 훈장은 내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내가 패션에 공헌했다는 증표이며, 나같은 사람이 해온 일에 대해 사회가 높은 가치를 부여했다는 표시이기 때문이다. 나는 미천한 구두쟁이일 뿐이다. 하지만 나같은 사람의 수고의 산물을 통해 사람들이 아름다움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아름다움을 선물한 나를 세상이 또 보상해준다는 것은, 신이 허락한 선물이다.
신발을 만드는 내가 가장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리스·로마 조각상의 발이다. 그들의 맨발은 신이 빚은 아름다움의 절정인 듯하다.
사람들을 만날 때 나는 신발을 항상 보게 된다. 직업병이겠지. 공교롭게도 바로 그런 순간, 상대방에게 고개를 숙이게 된다.
어쩌면 궁극의 아름다움이란 상대를 향해 고개를 숙이는 바로 그 순간일지도 모른다.
마놀로 블라닉은?
1942년 스페인 카나리섬 출생으로 현재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구두 디자이너다. 1998년부터 방송한 미국 인기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주인공이 가장 사랑하는 구두로 부각되면서 20~30대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영화리뷰와 글쓰기를 좋아한다"고 밝힌 그에게 조선일보 독자를 위해 에세이를 써달라 요청하자 1주일 만에 답변을 보내왔다.
출처 :2009,10.9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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