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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CHANEL Collection 에피소드

Joen_Blue 2005. 12. 7. 09:36

지금 파리는 2005 봄-여름 컬렉션 기간(10월 4일~11일)입니다.

 

 전 세계에서 패션 기자, 바이어 등이 몰려들어 쇼 장 주변은 북새통을 이룹니다.

 

패션쇼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에도 10개씩 한 시간 간격으로 열리는데,

 

 파리컬렉션을 취재하러 온 패션지 기자들은 자동차를 빌려서

 

이 쇼장에서 저 쇼장으로 옮겨다니며 패션쇼를 취재합니다.

 

일간지 기자로 전 유럽을 커버해야 하는 저는 하루 종일, 일주일 내내 패션쇼장에만

 

붙어있을 수가 없어 주요 컬렉션만 몇 개 골라봅니다.

 

오늘은 지난 8일(금요일)에 본 샤넬(CHANEL) 패션쇼를 소개할까 합니다.

 

샤넬은 크리스찬디올과 더불어 프랑스가 자랑하는 양대 수퍼브랜드입니다.

 

 이들 브랜드의 패션쇼장은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올해 샤넬 쇼에는 3000명이 초청받았습니다.

 

아래 사진은 긴 패션쇼장의 반의 반도 안되는 부분입니다.

 

 

이번 샤넬 쇼는 루브르박물관 지하(르 카루젤 뒤 루브르) 홀에서 열렸습니다.

 

 원래 아침 10시30분부터 시작하기로 되어있는데 대개 이 시간에

 

시작하는 법은 절대로 없습니다. 30분쯤 늦는 것은 예사지요.

 

한데 사람들이 모두 앉고, 시간이 11시 10분을 넘겼는데도 패션쇼가

 

시작할 기미를 안보였습니다. 

 

주인공은 맨 나중에 나타난다고, 이날의 주인공을 기다리고 있었지요.

 

맨 앞줄, 제일 좋은 한 자리가 비어있었습니다.

 

 

 

11시 15분쯤, 이 VIP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할리우드 스타 니콜 키드만입니다. 사진을 보시죠.

 

 

매년 파리컬렉션 기간에는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대거 참석합니다. 

 

너무 유명한 VIP들이 많이 참석하다보니, 포토그래퍼들이 모여들어

 

 이들의 사진을 잠깐 찍는 것 외에, 스타들 얼굴 보느라 

 

패션쇼장이 아수라장이 되는 일은 없습니다.

 

관람객의 상당수가 스타를 구경하러 오는 게 아니라,

 

옷을 보러오는 패션 전문가들이기 때문입니다.

 

 

 

한데 니콜 키드만은 달랐습니다.

 

포토그래퍼들이 엄청나게 몰려드는 바람에 보디가드들과 몸싸움이 벌어지고,

 

 난리도 아니었지요.

 

파리컬렉션을 10년 넘게 보아온 패션평론가 심우찬씨조차 "처음 보는 광경"이라고 했습니다.

 

 

 

'정말이지, 스타가 뭐길래....' 

 

이날 참석한 다른 유명인사들도 니콜 키드만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보며

 

'인기 무상'을 느끼고 속으론 무척 씁쓸했을 것 같습니다.

 

 

한참 법석을 떤 끝에 드디어 패션쇼가 시작됐습니다.

 

이번 컬렉션에서 선보인 샤넬의 옷들은 여전히 브랜드 이미지인

 

'우아함'을 컨셉으로 내세우면서 화이트& 블랙을 주조색으로 썼습니다.

 

  트위드 소재의 투피스, 반코트 등은 복고풍을 강조했고,

 

 레이스, 구슬 장식 등도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몸에 착 달라붙는 니트 드레스 끝을 레이스 처리해 여성스럽고 로맨틱한 옷들이 많았지요.

 

잠깐 패션쇼를 구경하시고....

 

.. 

 

 

 

 

남자모델도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남자모델이 입은 것은 여자 옷입니다.

 

샤넬은 남성복을 만들지 않습니다.

 

 

샤넬의 패션쇼 무대는 규모면에서도 압도적이었습니다.

 

 한 모델이 여러번 옷을 갈아입고 나오는게 아니라

 

무려 90명의 모델이 캐스팅됐습니다.

 

"샤넬이 모델을 몽땅 싹쓸이했으니, 다른 브랜드들은 쇼를 어떻게 진행할까"하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이날 패션쇼장의 조명은 할리우드에서 공수해왔다고 합니다.

 

 

패션쇼가 끝나고, 다시 한번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피날레 무대를 장식하러 나온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가

 

무대에 걸어나와 니콜 키드만을 무대 위로 끌어올렸기 때문입니다. 사진 보시죠.

 

 

 

그 때까지 패션쇼를 촬영하던 포토그래퍼들이 다시 한번 이들 스타 디자이너와

 

 스타 배우를 사진 찍기 위해 몰려드느라 무대 위는 다시 몸싸움이 벌어졌습니다.

 

 

포토그래퍼들이 칼 라거펠트와 니콜 키드만에게만 카메라 세례를 퍼붓느라,

 

칼 라거펠트의 뒤를 이어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등장한 90명이나 되는 모델들은

 

피날레 박수도 받는 둥 마는 둥 하고 '닭 쫓던 개 지붕쳐다보는 격'이 됐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모델들 모습이 보이지요.

 

 

 

그래서 모델들은 '뒤로 돌아'해서 어정쩡한 표정으로 무대 뒤로 들어갔습니다.

 

 

가까이서 본 니콜 키드만? 

 

글쎄요, 그녀의 열성 팬들이 들으면 화를 내겠지만 "너무 예쁘다' '너무나 매력적이다'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배우는 작품으로 말하는 것이고, 그 작품 속에서 너무나 다양한 이미지로 환상을 심어주면서 

 

대중들 눈에 콩깍지를 씌우는 존재가 아닌가 합니다.

 

그녀에게 별로 콩깍지가 씌워지지 않은 제 눈으로, 현실의 그녀를 보니

 

 "왜들 저 난리일까" 궁금증이 들 정도로 밋밋했지요.

 

 

 

한데 패션쇼가 끝나고 샤넬 관계자에게서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이날의 난리법석 패션쇼도 실은 사전 계산에 의해 연출된 것이라고 합니다.

 

몸싸움을 벌인 모든 포토그래퍼 모두가 동원된 엑스트라는 아니겠지만

 

누군가 몇 명이 바람잡이 역할을 했겠지요.

 

 

 

니콜 키드만은 오는 11월부터 전 세계에 방영되는 샤넬 향수 넘버5의 모델입니다.

 

넘버 5는 지금도 전 세계에서 5분 내지 10분에 하나꼴로 팔려나가는 샤넬의 간판 향수입니다.

 

광고 내용인즉슨, 니콜 키드만이 파파라치에게 쫓기다가 누군가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국은 그와의 짧은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고... 이날 패션쇼도 광고의 컨셉을 이어가는

 

 속편격으로 연출됐다고 합니다.

 

 

스타와 브랜드는 이미지를 판다는 점에서 속성이 비슷합니다. 

 

그래서 스타를 등장시킨 브랜드 광고는 가공된 이미지를 극대화시키면서

 

 많은 소비자들에게 구매를 유발하는 '미끼'로 작용하지요. 

 

니콜 키드만이 등장하는 샤넬 광고를 보면서, 샤넬 옷이나 구두는 비싸서 못사도,

 

 샤넬 향수나 립스틱, 파우더를 사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여성들이 많겠지요.

 

 

 

그날의 샤넬 패션쇼처럼, 프랑스를 비롯한 전 세계 패션산업은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기 위해 우아함, 매력, 섹시함, 도발적 등등의 이미지를 창출하며

 

 나날이 세련되고 기발한 마케팅 기법을 선보입니다.

 

 

 

하지만 그 가공된 이미지, 브랜드의 홍수 속에서 한발짝 떨어져 보세요.

 

 신데렐라의 마차는 밤 12시가 지나면 호박으로 변해버리지만,

 

이미지가 가공하는 허상의 세계는 다르지요. 300만원짜리 핸드백을 든다고

 

평소 책 한 줄 안읽던 여성이 갑자기 교양 넘치는 귀부인이 되는 게 아닌 것처럼

 

, 1만원짜리 가방을 든다고 나의 삶이 초라하고 궁색해지는 것도 아니니까요.

 

 

 

몇 년전 함께 도쿄 출장을 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의 여기자 케리는 

 

럭셔리 브랜드에 열광하면서 온 몸을 럭셔리 제품으로 휘감은 일본 여성들을 보면서

 

그러더군요. "난 저들처럼 걸어다니는 광고판이 되고 싶지는 않아.""

chosun.com 파리특파원  강경희 님의블로그 에서 (펌)

 

 

"난 저들처럼 걸어 다니는 광고판이 되구싶지 않아."

 

마지막 글에 나의 시선이 꽂혔다.

 

지난주 모임에서 ,내가 나가는 강의에서 줄곧 강조하는  말이였다.

 

"내 돈내고 남의광고판이 되지말라."

 

내 생각과 같은 케리라는 여기자에게 친근함을 느끼게 되었다....^^

 

방송작가인 사회 후배는 나의 이말에 feel 꽂혔다고 했다.

 

유럽이나 외국의  진짜 멋쟁이는 유명 브랜드의 로고나 이니셜이 커다랗게 붙여있느것은

 

되도록 피한다.

 

물론 그들은 유명브랜드 상품의 가치를 스스로 판단할줄 아는 판단력 즉 안목이 있되

 

결코 그들의 광고판이 되는 우스꽝스런 선택은 않는다.

 

오랬동안 패션Business를 하면서 세계각국의 market serch 와 그들과의

 

크고작은  거래를 하면서  또는 뉴욕의 월스트리트에서 근무하는 최고의

 

커리어우먼들의 Life style, 일본계 다국적 기업의 뉴욕 CEO ,프랑스 외교관친구,

 

홍콩의 다국적 기업의 중역 ,city bank 그룹의 중역 부부 등

 

다국적 친구들을 알고 지내면서 그들의 소비패턴 ,패션감성등 을 읽게 되었다.

 

국적은 틀리고 직업도 틀리지만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몇가지 있었다.

 

최고의 상품을 선호 하지만 사치는 하지 않는다.

 

소비에 있어서 의,식,주 ,그가치를 꼼꼼하게 따진다는것이다.

 

그리고 브랜드 마니아는 없었다.

 

자신이 소비자로서의 귄위 를 갖는것이다.

 

자신의 외모에 투자하는 비용의 명분과 가치를 계산한다.

 

rule을 지킨다. T.P.O 에 관한

 

한 브랜드로 전신을 둘르는 바보는 없다.

 

사회적 포지션에 걸맞는 외모 관리를 한다.

 

첨단유행에 목마르지 않는다.

 

그러나  세련된매너와 옷차림을 갖는다.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

 

진부하지 않다.

 

아! 브랜드  로고나 이니셜이 밖으로 보이지 않는  디자인을 선호한다.

 

 

 

우리나라,일본 ,은 특히  브랜드 로고나 이니셜이 빵빵할수록 판매가 잘된다.

 

상품의 디자인 ,품질보다,로고의 사이즈나 이니셜의 크기를 중요시한다.

 

어떤 사람은 이니셜의크기나 재질에 따라 가격이 비싸고 좋은것이라고 한다.

 

몇일전  퀼팅스티치로 유명한 c 핸드백 ,전혀 다른컨셉의 체크무늬 B사의코트

 

모노크롬으로 유명한  ㅣ사의구두 를 신은 여성을 백화점에서 보고

 

디자인 하는 후배와 얼마나 웃었던지..."바보아냐?"

 

머리속 계산기로 두들려봐도 몇백은 나온다.

 

퀼팅과 체크,모노크롬 이라...ㅋㅋㅋ

 

바로 그녀들을 위해 유명 다국적 기업의 브랜드 매니저들은

 

시즌마다 , 현지로 날라가, 로고빵빵, 이니셜 팍팍, 을 요구하며 돈보따리풀면서도

 

"머리빈 돈덩어리 . 감각좀 키우시죠." 라는 비웃음을 받아야만 한다.